김범중, 안재홍, 윤향란, 이길래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한 <선과 획 사이> 전시는 2025년 4월 4일부터 6월 8일까지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이 전시는 조형 예술에서 가장 기본적인 시각 요소인 '선'과 '획'을 중심 주제로 삼고 있으며, 작가 각자의 철학과 예술 세계를 통해 선과 획이 어떻게 변주되고 확장되는지를 탐구합니다. 감성적 표현과 조형 언어 사이의 긴장과 균형을 섬세하게 풀어낸 이 전시는, 선과 획을 통해 인간 내면의 서사와 형상의 본질을 되묻는 흥미로운 예술적 시도됩니다.
4인의 대화 이야기
이번 전시에 참여한 네 명의 작가는 각기 다른 배경과 예술 철학을 바탕으로 '선과 획'이라는 주제를 독자적인 시각으로 풀어냅니다. 김범중은 인간 내면과 존재의 불안, 그리고 사회적 풍경 속 모순을 극도로 절제된 선과 색채로 표현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작업은 회화적 언어보다는 철학적 질문에 가깝습니다. 장지 위에 연필로 선을 긋는 작업을 통해 반복과 집중의 미학을 탐구합니다. 그의 작품은 티베트 승려의 만다라 제작을 연상시키며, 선의 간격과 밀도를 통해 무아지경의 경지를 표현합니다. 안재홍은 재료 자체의 물성을 탐구하며, 선과 획이 만들어내는 물질적 공간성과 시간성을 드러냅니다. 그의 작품은 평면을 넘어서 공간 속으로 확장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선을 따라 이동하도록 유도한다. 동선과 파이프를 활용해 인간의 형상을 조각하며, 자아 성찰과 자연의 생명력을 주제로 작업합니다. 그의 작품은 나무와 인간의 융합을 통해 생명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윤향란은 감성적이면서도 유기적인 선을 통해 자연과 생명, 존재의 근원에 대한 서사를 구축합니다. 그녀의 작업은 회화와 드로잉의 경계 위에서 선의 흐름으로 감정을 전달합니다. 그녀는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드로잉과 입체 작업을 병행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배추와 같은 자연적 소재를 통해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향수를 표현하며, 선의 시학을 입체적으로 구현합니다. 이길래는 전통적인 동양 회화의 문법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획의 반복과 조형적 실험을 통해 새로운 비주얼 언어를 창조합니다. 각 작가는 선과 획이 단순한 시각 요소를 넘어, 자신만의 사유와 철학을 투영하는 수단임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동파이프를 활용해 소나무를 형상화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자연의 생명력과 인간의 창조성을 결합하며, 동양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합니다.
선의 언어, 획의 이야기 네 개의 시선
전시의 핵심은 선과 획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각각의 작가에 의해 어떻게 구체적 형태로 구현되었는지를 살펴보는 데 있습니다. 김범중의 대표작 〈잊힌 풍경〉은 회색빛 추상 공간 속에 미세하게 삽입된 붉은 획이 인상적입니다. 이는 억압된 감정의 분출이나 불안한 인간 내면을 상징하며, 반복되는 선의 구조는 도시적 풍경과도 닮아 있습니다. 김범중은 장지 위에 연필로 선을 긋는 작업을 통해 반복과 집중의 미학을 탐구합니다. 그의 작품은 티베트 승려의 만다라 제작을 연상시키며, 선의 간격과 밀도를 통해 무아지경의 경지를 표현합니다. 안재홍의 〈시간의 벽〉은 캔버스를 넘어 금속과 천을 이용한 설치작업으로 구성됩니다. 직선과 곡선이 반복 되고 뒤섞이면서 시공간의 층위를 형성하고, 보는 이에게 물리적 거리감과 감정적 이입을 동시에 유도합니다. 안재홍은 동선과 파이프를 활용해 인간의 형상을 조각하며, 자아 성찰과 자연의 생명력을 주제로 작업합니다. 그의 작품은 나무와 인간의 융합을 통해 생명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윤향란의 〈숨의 결〉은 종이에 먹으로 그린 드로잉 연작으로, 자연의 숨결을 선의 리듬감으로 표현했다. 획 하나하나가 감정의 흐름을 따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생명력을 전달합니다. 윤향란은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드로잉과 입체 작업을 병행해 옵니다. 그녀의 작품은 배추와 같은 자연적 소재를 통해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향수를 표현하며, 선의 시학을 입체적으로 구현합니다. 이길래의 〈달빛 아래의 획〉은 한지 위에 채색과 먹을 혼합해 구성한 작품으로, 획의 반복 속에 동양적 사유와 명상적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하나의 획이 얼마나 깊은 의미와 정신적 울림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한국 조각의 산실, 김종영미술관
김종영미술관은 대한민국 현대 조각의 선구자 김종영(1915–1982)의 예술적 유산을 기리고자 설립된 공간으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2002년에 개관한 이 미술관은 김종영의 철학이 깃든 조각 작품은 물론, 동시대 작가들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을 선보이는 복합 예술 공간입니다.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전시를 통해 예술 담론의 장을 마련해 왔으며, 젊은 작가들에게도 창작과 발표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조용하고 고즈넉한 북촌 한옥길과 어우러지는 미술관의 외관은 공간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김종영의 정신인 ‘조형은 생각이다’라는 철학을 계승하고자 하는 전시 구성은 물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학술행사 등을 통해 한국 조각과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혀줍니다. 《선과 획 사이》와 같은 기획전은 이 미술관의 예술적 다양성과 실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선과 획 사이> 전시는 2025년 4월 4일부터 6월 8일까지 김종영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전시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미술관은 종로구 북촌한옥마을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전시 관람 전후로 서울의 전통문화 공간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를 제공한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입구에서 제공되는 전시 해설 리플릿과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작품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도울 수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