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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5975> 아트선재 캔버스에 새겨진 숭고한 숨결

by lamis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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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5975
<출처:아트선재센터>

한국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전설, 하종현 화가의 예술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기념비적인 전시, <하종현 5975>가 장엄한 막을 올립니다. 2025년 2월 14일부터 4월 20일까지,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 5975라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마치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고학 유물처럼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하종현, 시대의 흐름 속에서 피어난 독창적인 예술 정신

하종현 화가는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이끌어온 선구자적인 인물입니다. 1935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그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1960년대 후반부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합니다.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서구 미술의 다양한 사조를 경험하면서도, 그는 서구의 양식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인 정신과 물질성을 탐구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언어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하종현 화가의 예술을 대표하는 핵심 개념은 바로 '접합(Conjunction)'입니다. 이는 캔버스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내어 앞면으로 스며들게 하는 독특한 기법으로, 작가의 의도와 재료의 물성이 상호작용하며 예측 불가능하면서도 깊이 있는 질감과 색감을 만들어냅니다. 초기에는 마포와 같은 거친 재료를 사용하여 물질의 본성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지만, 이후에는 나무, 철사, 시멘트 등 다양한 재료를 접목하며 '접합'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확장합니다. 이러한 실험적인 시도는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하종현 화가의 예술적 성취는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널리 인정받습니다. 그는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에 참여하며 세계 미술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이후에도 꾸준한 작품 활동과 전시를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이어갑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물질과 정신, 행위와 시간, 전통과 현대 등 다양한 가치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줍니다. 여든이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실험 정신과 열정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하종현 화가는 한국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예술가의 귀감이 됩니다.

캔버스 뒤에서 피어나는 색의 향연

이번 전시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하종현 화가의 대표적인 연작인 '접합' 시리즈입니다. 초기 작품에서는 거친 마포 위에 물감을 밀어내어 물질 본연의 질감과 색의 깊이를 탐구하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캔버스 뒷면에서 스며 나온 물감은 표면에서 독특한 형태와 질감을 형성하며, 작가의 의도적인 행위와 재료의 우연적인 효과가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접합' 연작은 다양한 색상과 기법, 재료를 포용하며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표현력을 보여줍니다. 하종현 화가는 '접합'이라는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다양한 재료와의 실험을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나무, 철사, 시멘트 등 회화의 전통적인 재료를 넘어선 오브제들을 캔버스에 접목시키거나, 이를 통해 새로운 질감과 형태를 창조해냅니다. 이러한 시도는 그의 작품 세계를 더욱 확장시키고, 단순한 평면 회화를 넘어선 입체적인 조형미를 선보입니다. 또한, 다양한 재료의 물성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물질과 인간의 관계, 예술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최근 작품에 이르러 하종현 화가의 작품은 더욱 절제된 색감과 정제된 형태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경험과 숙련된 기법은 더욱 깊어진 사유와 조화를 이루며,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의 작품은 여전히 '접합'이라는 방법론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 표현 방식은 더욱 섬세하고 깊어졌습니다. 과거의 실험적인 시도들을 통해 얻어진 통찰력은 현재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합니다.

아트선재센터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 실험적인 예술 공간

아트선재센터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사립 미술관입니다. 1998년 개관 이후,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전시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이끕니다. 국내외 저명한 작가들의 개인전 및 기획전뿐만 아니라, 퍼포먼스, 영화 상영, 강연,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폭넓은 문화 예술 경험을 제공합니다. 아트선재센터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예술가와 관람객, 이론과 실천이 활발하게 소통하는 역동적인 플랫폼으로서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아트선재센터는 고풍스러운 외관과 현대적인 내부 구조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한 건축물로도 유명합니다. 과거 안동 김 씨 일가의 저택이었던 건물을 개조하여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아트선재센터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역사적인 건축물의 아름다움 속에서 현대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은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예술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킵니다. 아트선재센터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종현 화가의 <하종현 5975> 전시는 2025년 2월 14일(금)부터 4월 20일(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됩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넉넉한 기간 동안 전시를 관람하실 수 있지만, 종료일이 다가오고 있으니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서둘러주시길 바랍니다. 아트선재센터를 방문하셔서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의 작품 세계를 직접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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