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0일부터 5월 11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최재은의 개인전 《자연국가》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새로운 시각적 언어로 탐구하는 예술적 여정을 제공합니다. 최재은의 작품은 단순히 자연을 관찰하거나 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을 독립적인 존재로 바라보며, 인간과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표현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설치 미술가 최재은의 개인전
최재은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현대미술 작가입니다. 그녀는 1970년대 중반 도쿄로 건너가 소게츠 아트 센터에서 일본 전통 꽃꽂이인 '이케바나'의 문법을 새롭게 해석하며 미술에 입문합니다. 1986년, 이사무 노구치가 설계한 소게츠 아트 센터 내 실내 정원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생명의 흐름과 시간, 공간성에 대한 철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그녀의 대표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월드 언더그라운드 프로젝트'는 종이를 땅속에 묻어 시간의 흔적을 관찰하며 생명과 순환에 대해 고찰하는 작업으로, 예술과 과학을 접목한 시도로 주목받았습니다. 이후 2015년부터 시작된 '대지의 꿈' 프로젝트에서는 DMZ(비무장지대)의 생태 회복을 위한 연구와 해결 방안을 예술적 형태로 제시하며, 자연과 인간의 복합적인 관계를 다루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그녀는 교토에 거주하며, 숲에서 얻은 낙엽과 꽃잎을 재료로 물감을 만들어 캔버스에 칠하는 등 자연의 고유한 색채와 소리를 작품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자연과 인간의 연결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그녀의 철학을 반영하며, 관객들에게 자연의 섬세한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전달합니다. 최재은의 예술은 단순한 시각적 표현을 넘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사유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DMZ 프로젝트 생태 복원을 위한 실천적 접근
72세의 설치 미술가 최재은 작가는 지난 10년간 DMZ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비무장지대(DMZ)의 생태 복원에 매진합니다, 그는 “지구가 위험하다. 바로 실천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강한 경고를 전하며, 자연 생명에 주권을 되찾아주고자 하는 의지를 작품에 담습니다. ‘대지의 꿈’이라는 초기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이 작업은 현재 ‘자연국가(Nature Rules)’ 단계로 진입하며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실천으로 발전시킵니다. 그는 DMZ 내부 생태계가 오랜 군사적 개입으로 인해 심각하게 파편화되었음을 확인하고, 이를 복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합니다. 프로젝트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DMZ 지역 생태 현황을 분석하고, 각 구역에 적합한 식재 종류와 양을 정리하는 데 수년을 투자합니다. 특히 작가는 나무 종자를 담은 직경 3~5cm 크기의 ‘종자 볼(seed bomb)’을 제작해 드론으로 살포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이 방식은 지뢰로 인해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생태 복원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입니다.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이 DMZ 지도를 살펴보고 자신이 원하는 구역에 종자 볼 기부를 등록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 100원에 한 개의 종자 볼을 기부할 수 있어 누구나 손쉽게 DMZ 숲 복원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참여형 접근법은 단순히 문제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 자연국가 > 예술로 전하는 환경 보호 메시지
2025년 3월 20일부터 5월 11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최재은의 개인전 《자연국가》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새로운 시각적 언어로 탐구하는 예술적 여정을 제공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최재은 작가는 ‘숲’을 중심 주제로 삼아 자연의 생명력을 다채롭게 해석합니다. K2 전시장 1층에는 작가가 매일 숲을 산책하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제작한 ‘숲으로부터’ 연작이 전시됩니다. 이 작품들은 분홍색, 황토색 등 자연적인 색조로 채워진 캔버스 위에 숲 속 소리를 흑연으로 적어낸 것이 특징입니다. 예컨대,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를 표현한 ‘Sar r r r r’(2025)나 먼 산에서 들려오는 산울림 소리를 담은 ‘Hu u u u’(2025)는 관람객에게 마치 실제 숲 속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보여줍니다. K2 전시장 2층에서는 영상 작품 ‘Flows’(2010)가 상영됩니다. 이 작품은 거대한 고목 밑동을 느리게 회전시키며 보여주는 17분짜리 영상으로, 시간의 흐름과 자연 변화의 움직임을 명상적으로 전달합니다. 관람객들은 이 작품을 통해 자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고요함과 웅장함을 체험하며 환경 보호에 대한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K3 전시장에서는 DMZ 프로젝트와 관련된 설치 작품들이 소개합니다. 말린 꽃잎으로 제작된 병풍 안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어 관람객들이 직접 웹사이트를 통해 종자 볼 기부를 약속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요소들은 현대 기술과 예술이 결합하여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됩니다. 최재은 작가의 개인전 <자연국가>는 단순히 미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들에게 환경 보호라는 시대적 과제를 환기시키고 실천적 참여를 유도하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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